전체 글20 영화 마스터 리뷰 (스토리 현실성, 배우 연기, 킬링타임) 조희팔 사건 피해자 수는 7만 명이 넘습니다. 영화 마스터를 처음 봤을 때 그 숫자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이 화면 속 이야기를 훨씬 무겁게 만들었고, 동시에 이 영화가 왜 이렇게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저는 지금도 밥 먹을 때나 자기 전에 가볍게 틀기 좋은 영화로 마스터를 자주 찾습니다. 사기 메커니즘을 이토록 현실감 있게 그린 이유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진현필 회장이 연단에 섭니다. 그가 내세우는 논리는 유사수신행위(類似受信行爲)를 기반으로 합니다. 유사수신행위란 은행 등 정식 금융기관이 아닌 자가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금을 모으는 행위를 말하는데, 법적으로는 엄연히 불법입니다. 그런데도 진현필은 이를 "투자금 배당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혁신적 사.. 2026. 4. 22. 세 얼간이 (주입식 교육, 우정, 성장) 시험이 끝난 날 선생님이 틀어준 영화를 집에 돌아와 처음부터 다시 찾아봤던 적이 있으십니까. 저는 있습니다. 그 영화가 세 얼간이였습니다. 학교에서는 앞부분 50분 정도만 보고 끝났는데, 집에 오는 내내 그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날 밤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정주행했고, 웃고 울고 또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주입식 교육이 문제라는 건 알았는데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코미디 영화라길래 가볍게 보려 했는데, 주인공 란초가 첫 수업에서 교수에게 직접 맞서는 장면부터 뭔가 달랐습니다. 일반적으로 인도 영화는 뮤지컬처럼 노래와 춤이 전부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영화는 그 공식을 완전히 벗어납니다. 오히려 교육 비판의 밀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영화 속 총장 바이러.. 2026. 4. 21. 트루먼쇼 (순수함, 자본주의, 수미상관) 명작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정작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영화가 있습니까? 저는 트루먼쇼가 그랬습니다. 어린 시절 TV에서 우연히 봤을 때는 솔직히 "이게 그렇게 대단한가?" 싶었는데, 나이가 들어 다시 보고 나서는 제 스스로가 좀 부끄러워졌습니다. 같은 영화가 이렇게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차이가 무엇인지를 이 글에 풀어보겠습니다.순수함과 자본주의가 충돌하는 세계저는 30대 초반이라 트루먼쇼가 극장에서 개봉할 때 직접 볼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습니다. 그 세대에게 이 영화는 불법 다운로드나 OCN, CGV 같은 케이블 채널에서 우연히 만나는 작품이었죠. 제 경우는 TV를 돌리다가 우연히 채널에서 보게 되었는데, 당시엔 "이 세상이 다 가짜라는 설정이 뭐가 새로운가"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습.. 2026. 4. 21. 알라딘 실사판 (뮤지컬 연출, 지니 CG, 원작 재현) 뮤지컬 영화가 몰입을 방해한다는 말, 정말 맞는 걸까요?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그 말에 반쯤 동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2019년 개봉한 디즈니 실사판 알라딘은 그 편견을 완전히 뒤집어버렸습니다. 어릴 적 브라운관 TV에 비디오 테이프를 밀어 넣으며 봤던 그 기억을, 극장 스크린 앞에서 다시 꺼내게 만든 영화입니다.뮤지컬 연출이 몰입을 해치지 않는 이유 저는 노래가 나오는 영화를 꽤 즐기는 편이지만, 뮤직컬 형식이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는 경우를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극의 흐름과 동떨어진 타이밍에 갑자기 노래가 터져 나오거나, 서사와 연결고리가 약한 곡이 삽입되면 관객은 이야기에서 튕겨져 나오게 됩니다. 영화 평론에서는 이를 내러티브 코히런스(Narrative Coherence)의 문제라고 부릅니.. 2026. 4. 20. 휴민트 리뷰 (카메라 앵글, 캐릭터, 액션 밸런스) 솔직히 저는 이 영화가 개봉했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아내가 먼저 "휴민트 보고 싶다"고 꺼낸 그 날, 속으로 '이 사람이 영화를 먼저 보자고?'라고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덕분에 아무 사전 정보 없이 극장 의자에 앉았고, 그게 오히려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던 이유가 된 것 같습니다.아무것도 모르고 들어간 극장, 앵글부터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첫 장면부터 화면 구성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제가 영화를 볼 때 유독 카메라 앵글에 민감한 편인데, 휴민트는 시종일관 네거티브 스페이스(Negative Space)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네거티브 스페이스란 피사체 주변의 빈 공간을 의도적으로 남겨두는 촬영 기법으로, 인물보다 장면 전체의 분위기와 감정.. 2026. 4. 19. 영화 인턴 리뷰 (클래식, 세대공감, 나침반) 나이 드는 것이 폼 나는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 있으십니까?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그 질문의 답이 "당연하지"라는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영화 인턴(The Intern, 2015)은 단순한 직장 코미디가 아닙니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다시 꺼내 드는, 저에게는 일종의 나침반 같은 작품입니다.클래식한 남자, 벤 위태커가 보여주는 것70세 은퇴자 벤 위태커가 고령 인턴십(Senior Internship Program)에 지원하는 장면부터 이 영화는 심상치 않습니다. 여기서 고령 인턴십이란 기업이 시니어 세대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재취업 연계형 인턴 제도를 의미하는데, 최근 국내외에서 실버 인재 활용 논의와 함께 주목받는 고용 모델입니다. 벤은 양복을 갖춰 입고, 손수건을 접어 넣으며, 흔들림 없는 .. 2026. 4. 13. 이전 1 2 3 4 다음